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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넷플릭스 한국영화] 〈계시록〉 줄거리 및 감상|류준열의 신념과 광기, 연상호 감독의 묵직한 문제작

by 이유엔 2025. 5. 11.

2025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연상호 감독의 신작 〈계시록〉은 종교적 신념과 인간 내면의 충돌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류준열과 신현빈의 밀도 높은 연기를 바탕으로, 묵직한 메시지와 철학적 여운을 남기는 이 작품을 깊이 있게 리뷰합니다.

 


〈계시록〉은 어떤 영화인가

2025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영화 〈계시록〉**은 <부산행>, <지옥> 등으로 잘 알려진 연상호 감독의 신작입니다. 주연은 류준열신현빈으로, 단순한 실종 수사극을 넘어선 신념과 구원의 충돌, 그리고 종교적 맹신이 인간성을 어떻게 파괴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연상호 감독 특유의 철학적 메시지묵직한 세계관, 그리고 알폰소 쿠아론이 제작에 참여한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연상호 감독의 팬으로서, 이 영화가 기존 좀비·오컬트 장르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하며 시청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는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줄거리 요약|신념과 정의가 충돌할 때

영화는 실종된 한 여성을 찾기 위해 협력하게 된 **목사 지윤(류준열)**과 **형사 혜진(신현빈)**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지윤은 신의 계시를 믿고 살아가는 인물이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그의 내면에 도사린 광기와 집착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한편 혜진은 철저한 현실주의자로, 증거와 이성에 기반해 실종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두 인물은 각자의 신념과 도덕이 충돌하게 되고, 피해자의 실종 뒤에 숨겨진 더 큰 진실은 점점 더 어두운 방향으로 향해 갑니다.

“구원은 누구에게 필요한가?”
“과연 누가 옳은가?”
〈계시록〉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끝내 비극적인 결말로 나아갑니다. 이 영화는 사람의 믿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믿음이 타인에게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를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인상 깊었던 연기와 감독의 철학적 연출

〈계시록〉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배우 류준열의 연기입니다.
처음엔 따뜻하고 온화한 카리스마로 등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의 계시에 사로잡힌 광기 어린 인간으로 변모해 갑니다. 그 감정의 변화는 매우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다가오며, 관객을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만들 정도의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이에 반해 신현빈 배우는 냉정하고 현실적인 형사의 모습으로 영화 전체의 균형을 잡습니다. 두 사람의 팽팽한 연기 대결은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핵심입니다.

연상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기존의 장르적 연출보다 한층 더 사유 중심의 영상미를 선택했습니다.
전체적인 톤은 차분하고 어두우며, 편집과 카메라 워킹은 사건보다 인물의 내면을 따라갑니다.
잔혹한 장면보다도,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신념의 감옥을 묘사하는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계시록이 남긴 질문과 여운

〈계시록〉을 보며 저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내가 지윤이었다면, 과연 그 신념을 끝까지 믿었을까?”
“형사 혜진처럼, 정의를 외치며 끝까지 진실을 지켜볼 수 있었을까?”

이 영화는 정답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관객 각자가 자신의 신념과 이성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누군가는 ‘종교 영화’로, 누군가는 ‘사회적 비판 영화’로, 또 누군가는 ‘인간 본성에 대한 고발’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넷플릭스 한국영화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수작이며, 상업적 오락보다는 묵직한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길 좋아하는 관객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